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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버스의 전기를 끌어서 충전하는 '양자 배터리'

 

 
양자 배터리는 양자역학의 법칙을 적용해서 빠르게 충전하는 배터리 개념이에요.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에너지 충전에 혁명을 불러일으킬 기술로 관심을 받고 있어요.
양자 배터리를 통해 30분 걸리던 전기차 충전 시간을 몇 초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죠.
최근 도쿄대-베이징컴퓨터과학연구센터 연구팀이 이러한 양자 배터리의 성능을 확인했어요.
 
어떤 원리이길래 이것이 가능한 걸까요?
양자역학의 원리를 잘 설명하는 슈뢰딩거의 고양이라는 사고 실험처럼,
독극물이 든 상자 안에 고양이는 우리가 눈으로 관측하기 전까지
죽어있는 상태와 살아있는 상태 두 가지 가능성의 세계가 동시에 존재해요.
이것을 '양자 중첩'이라고 표현하죠.

양자 배터리는 바로 이러한 '양자 중첩' 원리를 주로 이용해요.

일반적인 배터리는 충전기를 연결하면 배터리 안의 입자가 '차례대로' 에너지화되어 전력을 저장해요.
예를 들어, A, B, C라는 입자 3개가 있으면  첫 번째로는 A입자, 그다음 B입자, 나머지 C입자 순으로 충전되는 것이죠.
혹은 B입자가 첫 번째로 충전될 수도 있고, C가 첫 번째가 될 가능성도 있겠죠.
 
하지만 양자 배터리의 입자는 일반 배터리와 달리, 양자적 성질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가장 먼저 충전되는 입자가 A일 가능성, B일 가능성, C일 가능성이 동시에 존재해요.
우리가 눈으로 관측하지 않는다면요.
 


실제로 연구진은 양자전지에 충전기 A, B 2개를 연결하고 번갈아 연결해 보고

그다음에는 같은 회로를 블랙박스 안에 두 충전기의 연결을 숨겼어요. 관측할 수 없도록 말이죠.
상식적으로는 박스 안이든 밖이든 똑같은 양이 충전되어야 할 텐데,
박스로 가려 연결을 관측하지 않음으로써 위에서 말한 '양자 중첩'이 나타나서 더 빠르게 충전이 됐어요.
충전기 A -> 충전기 B 순서로 충전되는 세계와, 충전기 B -> 충전기 A 순서로 충전되는 세계가 동시에 이루어진 거예요.
여러 멀티버스의 전기를 끌어다 썼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양자 배터리가 독특한 점은 입자가 많은 큰 배터리일수록 충전이 더 빨라져요.
일반 배터리는 클수록 당연히 충전이 더 오래 걸릴 텐데, 반대인 것이죠.
양자가 항상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양자 얽힘' 현상 때문이에요.


다시 A, B, C 3개의 입자가 있는 배터리를 예시로 들어볼게요.
A 입자가 가장 먼저 충전되는 가능성은 A - B - C로 순으로 충전될 가능성과 A - C - B 순으로 충전될 가능성을 낳아요.
그리고 이러한 여러 가능성은 중첩돼서 동시에 이루어지죠. 그러니까 하나의 가능 세계가 또 다른 가능 세계를 낳고 
이들이 동시에 일어나게 되니까, 입자가 많을수록 충전될 입자의 가능성이 많아져서 충전이 더 빨라지는 묘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죠.
 
연구진들은 이러한 양자 얽힘과 양자 중첩 두 가지 원리를 조합해서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는 배터리의 성능을 확인했어요.
앞으로 이런 양자 배터리가 실용화될 수 있을지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아요.
 
참고 : https://www.u-tokyo.ac.jp/focus/en/press/z0508_00323.html